조선

허구 인물 전우치와 시

허구인물 전우치 2022. 10. 27. 12:22

청란 - 큰 푸른 목도리 꿩
겸재 정선 - 삼일포

 

 

戲贈田禹治(전우치에게 장난 치려고 써서 주다.)

"吾君信是不聰明. 半夜佳賓不識迎. 嘯傲歸來秋月白. 美人相憶華山靑." 
저는 군께서 무릇 총명하지 않다고 믿습니다. 한 밤에 반가운 손님을 맞이할 줄 몰라서입니다. 노닐다 돌아 오니 가을 달이 밝습니다. 미인은 서로 화산의 푸르름을 추억합니다.

田公來容李同知希輔家. 先生乘月訪之已寢熟矣. 還途所詠也. 希夷先生常入寢.  而一日忽起謂侍人曰 好客來 灑掃焚香以待之 种放果來. 田公見此詩甚愧曰 人之精神通塞有時 豈能盡如希夷云云. 전공이 얼굴을 뵈러 대사성 동지 이희보 집에 오셨다. 선생이 달빛을 타고 찾아 오셨더니 벌써 깊이 잠 들었다. 돌아가는 길목에서 읊으셨다. "희이 선생은 항상 잠 들어 계시구나." 하루는 홀연히 일어나 시자에게 이르되 "좋은 손님이 오실 것이니 물을 뿌려 비로 쓸고 향을 피우고 기다리라" 하였더니, 충방이 마침 오셨다. 전공이 이 시를 보시고 부끄러워 하며 가로되 "사람은 정신이 통하고 막히는 때가 있으니, 희이께서 이르시는 바와 같이 어찌 능히 다 할 수 있으리오" 하셨다.
- 나식, 장음정유고, 1578

李同知希輔: 이희보(1473~1548)가 대사성 동지가 된 때는 1536년이다.

羽士田禹治人言仙去. 其詩甚淸越. 嘗游三日浦作詩曰. (우사 전우치가 사람 말에 신선이 되어 갔다고 한다. 그 시는 매우 맑고 가락이 높다. 전에 삼일포를 유람할 때 지은 시라고 한다.)

秋晩瑤潭霜氣淸 
늦가을 아름다운 옥 연못에 서리 기운이 맑고,
天風吹下紫簫聲 
하늘 바람이 불어 내려 자줏빛 퉁소 소리를 낸다.
靑鸞不至海天闊 
청란이 이르지 못 할만큼 바다와 하늘은 드넓으며,
三十六峯秋月明 
서른 여섯 봉우리에 가을 달이 밝다.

讀之爽然(읽으면 쾌활하다.)
- 허균, 성소부부고, 1612

 

田禹治松京術士也. 於書無不强記. 不事家業 縱遊山水間 得遁甲沒鬼之術 嘗有詩曰.
(전우치는 송도 술사다. 책이라면 기억하지 못 하는 것이 없었다. 집안 일을 하지 않고 산수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놀았다. 둔갑하여 숨는 귀신의 술을 터득했다. 일찍이 시가 있어 말한다.)

紫蛙周禮正王法
자주색 개구리는 주례로 왕법을 바르게 하였도다.
南相文章眞伊周
남 재상의 문장은 참으로 이윤이나 주공의 것이도다.
璞亦璞鼠亦璞
옥돌은 역시 옥돌이고, 쥐도 옥돌이도다.
隨侯珠魚目珠
수후의 구슬도 구슬이고 물고기 눈알도 구슬이도다.
蝘蜒嘲龍眞龍羞
도마뱀이 용을 조롱하니, 참으로 용의 수치도다.
山人拂袖歸去早
산사람이 소매를 떨치고 서둘러 돌아가는도다.
桂樹丹崖風景好
계수나무 붉은 언덕 풍경이 좋도다.
- 이수광, 지봉유설, 1614

紫蛙 : 돼지코 개구리, 왕망. 
漢書王莽贊云 紫色䵷聲 餘分閏位. 蓋謂非玄黃之色, 不中律呂之音也. 近有學士 名問甚高 遂云王莽非直鳶髆 虎視 而復紫色䵷聲 亦爲誤矣. (한서 왕망 찬에 이르기를 "자주색 개구리 소리(바르지 않은 소리, 속악)는 여분의 정통 음악이 아닌 위치라고 한다. 모두가 검고 누른 음색이 아니고, 율려의 음 안에 들지 않는다고 평한다. 근래 학사가 있어 명성이 매우 높았으니, 마침내 왕망은 어깨가 솔개같아 곧지 않고, 호랑이 눈으로 보며, 거듭하여 자주색 개구리 소리를 낸다고 하였으나, 역시 아니다.) 
- 왕망전, 한서 

南相: 재상 남권. 
所謂南相蓋指南袞也.(소위 남상은 다 남곤을 가리킨다.)
- 이수광, 지봉유설, 1614

晴窓有月梅三昧 
날이 개어 맑은 창에 달과 매화가 있어 삼매에 들고
碧海無雲鴈六通 
구름 없이 푸르른 바다에서 기러기가 육통을 부린다 하니
其言似有道者
그 말하는 바가 어느 도사 같구나.
- 이수광, 지봉유설, 1614

落花流水斜陽外 
떨어진 꽃은 흐르는 물 따라 지는 빛에 멀어지고,
斷雨殘雲城郭間 
비 그치고 덜 걷힌 구름은 성곽 사이에 떠 있다.
遼鶴不來人事盡 
요동의 학이 오지 않았건만 사람 일은 다하였고,
百年消息鬢毛斑 
백년 성쇠에도 살쩍이 어지럽다.
- 이덕형, 죽창한화 1645

遼鶴 : 
丁令威 本遼東人 學道於靈虛山後 化鶴歸遼集城門華表柱時有少年舉弓欲射之鶴 乃飛徘徊空中 而言曰 有鳥有鳥丁令威 去家千年今始歸 城郭如故人民非 何不學仙冢累累 遂高上沖天. 按丁令威化鶴事 唐宋詞人常用之承傳至今. (정령위는 본이 요동 사람으로서 영허산에서 도술을 배운 뒤에 학이 되어 요동으로 돌아 와 성문 화표 기둥에 이르렀을 때에 소년이 있어 활을 들고 학을 쏘려고 하자, 이내 날아서 공중을 배회하며 말 하되, "새가 있네. 새가 있네. 정령위이로다. 집을 나선지 천년만에 지금 처음 돌아 왔네. 성곽은 옛날과 같으나 인민만 아니구나. 어찌 신선술을 배우지 않아 무덤만 연이어 있나?" 하고는 아득히 하늘 위로 높게 솟구쳤다. 정령위가 학이 된 일은 당송 때 시를 짓던 문인들이 일상적으로 쓰며 이어서 전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 도연명, 수신후기(搜神後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