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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equality for All - 미국 중산층 붕괴 원인

허구인물 전우치 2016. 5. 31. 12:30

 

 

 

 

미국에 가면 국민들이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 놀란다. 젊거나 늙거나 다들 싸구려 면티에 싸구려 청바지를 입고 싸구려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흔한 사람들, 팔뚝만한 쥐떼들이 득실대는 낡고 낡은 뉴욕 지하철, 뉴욕 식민지 개발 초창기에 네델란드 사람들이 개척해서 유대인과 이탈리아 사람들이 살다 나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플러슁이라는 동네에 모여 사는 뉴욕 한인들, 지방에 가도 주 청사 소재지에 있는 주립 대학인데도 주변에는 집들이 너무 낡아서 재개발이 절실한데도 이뤄지지 않아 방이 부족해서 늘 비싼 자취집들, 지은지 100년이 넘은 집에서 마당을 파서 합판 몇 장 덮어 놓고 개집으로 삼았는데 그 위로 눈이 무릎만큼 쌓여 있고 조그만 나무 난로를 위험하게 카펫 깔린 거실에 두고서 겨울을 나면서 13인치 컬러 텔리비전을 즐기던 위스칸신주 스타우트에 사는 직장인 가족, 디자인이 투박하면서 크고 무거운데 기본 기능만 있는 구형 전자 제품들이 가득한 집들, 한국에는 구조조정이네 비정규직이네 계약직이네 하는 개념 자체도 없었는데 벌써 오전에는 학교 교사, 오후에는 어학원 강사, 늦은 오후에는 음반 가게 점원 하는 것을 당연시 하던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낮에는 이름 없는 의과대학에서 교수를 하지만 밤에는 방 하나 공짜로 쓰는 덕분에 연립주택 관리인 노릇도 해야 하는 교수, 얼마나 많이 버는지는 모르지만 개에게 물리면 손해배상금을 전문적으로 받아 준다면서 매일 뉴욕 지역 신문에 광고를 실는 개 소송 전문 변호사, 하숙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그 많은 하숙비를 받으면서도 빚에 쫓겨 겨우 끼니로 감자 몇 개를 내 놓다 하숙생을 다 놓치는 하숙 치는 할머니, 엄청나게 비싼 등록금 탓에 대출 받아 졸업했지만 막상 취직할 데가 없어서 머나 먼 태평양 건너 반대편의 나라 한국 학교와 학원에서 영어 교사와 영어 강사라도 하려고 몰려 가는 원어민 대졸자들, 대학원 나와서 주에서 대표적인 은행의 은행원인데도 학자금 대출 갚느라고 결혼도 못한채 허름한 월세를 사는 노총각 직원 등 수 없이 많은 미국인들이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인해 너도 나도 힘겹게 살아 가는 삶을 보면서 미국의 내수 경제가 심각함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 원인에 대해서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내다 지금은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 정책대학원 교수를 하고 있는 라벝 라이쉬(Robert Reich)가 대학 강의중 명쾌하게 미국 중산층의 붕괴 원인은 지난 35년간 오르지 않고 있는 소득 정체에 있다고 밝혔다. 이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것이 모두를 위한 불평등(Inequality for All)이다.

 

뉴욕 월 스트리트 금융 세력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레이건이 펼친 신자유주의 정책은 고스란히 노동자의 소득 정체가 장기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노동자의 소득이 정체될 수록 기업가의 소득은 집중적으로 증가하였다. 그 결과 미국의 중산층이 붕괴했다는 것이다.

 

지금 유럽은 시간당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는 것으로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해서 내수경제를 살려서 경제 성장을 이끌려고 하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소득이 불평등한 미국마저도 몇 년 안에 시간당 최저 임금을 대폭 올리기로 했다.

 

이는 각국의 수출물량 과잉 생산으로  출하한 제품을 더 이상 수입해 줄 나라가 없는 상황에서 문제를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기에 남은 해결책으로 내수 시장을 살려서 국내 생산 수출 물량을 국내에서 소비시키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것도 반쪽짜리 해결책이기는 하지만 효과가 있다.

 

그런데 한국은 여전히 국가와 가계의 부채를 동시에 늘려서 기업에 퍼줘서 기업이 흘린 콩고물로 내수경기를 살리겠다는 엉뚱한 경제 정책에 몰입해 있다. 빚을 갚을 기본 소득이 오르지 않고 10년 넘게 물가를 못따라 가고 묶여 있는데 어떻게 빚을 갚아 가면서 소비를 더 늘려 갈 수 있다는 말인가? 가장 큰 문제점이 주택 임대료와 주거비용이 너무 비싸고 상승폭이 크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부동산 가격을 폭등 시켜서 폭등한 차액만큼 그 돈을 내수 소비로 이끌겠다는 엉뚱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시급한 경제 활성화 정책은 시간당 최저임금을 유럽처럼 대폭 올리는 것이다. 한국의 물가 상승 수준에 맞추어 보면 시간당 최저임금이 현 시점에서 1만2천원은 되어야 한다. 이래야 한국의 부를 자기 나라로 빼돌리던 외노자들 고용이 사라짐으로써 국부 유출이 대폭 줄어 들면서 일자리가 내국인에게 다시 돌아간다. 내국인 노동자의 수와 소득의 증가는 즉시 소비로 이어져 내수 경제를 활성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