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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의 의미와 유래

허구인물 전우치 2023. 7. 16. 12:55

 

서양의 고대 유물론자들은 세계의 근원을 물(탈레스 기원전 624경~548/545), 공기(아낙시메네스 기원전 546경), 불(헤라클레이토스 기원전 540경~480경), 원자(데모크리토스 기원전 470경~370경)라고 생각하였다.

동북아시아 고대 유물론자들은 세계의 근원을 물, 불, 나무, 쇠, 흙으로 보았다. 

一,  五行. 一曰水, 二曰火, 三曰木, 四曰金, 五曰土. 水曰潤下, 火曰炎上, 木曰曲直, 金曰從革, 土爰稼穡. 潤下作鹹, 炎上作苦, 曲直作酸, 從革作辛, 稼穡作甘.
하나, 5행. 1일은 물이고, 2일은 불이고, 3일은 나무이고, 4일은 금이며, 5일은 흙이다. 물의 날은 아래를 적시고, 불의 날은 위를 덥게 하고, 나무의 날은 휘게 하거나 곧게 하고, 쇠의 날은 변화를 따르며, 흙은 이에 심고 거두게 한다. 아래를 적신다 함은 충만하게 함이고, 위를 덥게 한다 함은 애쓰게 함이고, 변화를 따른다 함은 괴롭게 함이며, 심고 거둔다 함은 만족하게 함이다.
- 홍범편(洪範篇), 주서(周書), 서경(書經) 기원전 6세기경

四, 五紀. 一, 曰歲, 二, 曰月, 三, 曰日, 四, 曰星辰, 五, 曰曆數. 
넷, 5기. 하나, 날은 해(세)이고, 둘, 날은 달(월)이고, 셋, 날은 하루(일)이고, 넷, 날은 별(성신, 한 달간의 날짜)이고, 다섯, 날은 달력이다.
- 홍범편(洪範篇), 주서(周書), 서경(書經) 기원전 6세기경

양의(兩儀)에서 나온 음양(일월), 5행(화수목금토) 그리고 역수(달력)가 존재한 것을 보면 이미 주나라 초기에도 음양오행론과 육십갑자 체계를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세 번 엎드린다는 삼복(三伏)의 개념은 이 음양오행(일월화수목금토)과 60갑자(달력)에서 나왔다.

삼복중 처음 엎드리는 날은 하지에서 세 번째 庚(경)일이고, 두 번째 엎드리는 날은 하지에서 네 번재 경일이고, 마지막 엎드리는 날은 입추에서 첫 번째 경일이다. 왜 하지에서 시작하여 세 번째 경일부터 엎드리느냐 하면 음력에서 이 때부터 한 달여 뜨거운 여름이 시작 되어서다. 

엎드린다는 뜻이 무엇이고, 왜 경일에 엎드리는지 그 이유는 무엇이며, 삼복에 개고기를 먹은 까닭이 무잇인지 다음에서 알 수 있다.

曆忌釋曰 伏者何也? 金氣伏藏之日也. 四時代謝 皆以相生. 立春木代水 水生木. 立夏火代木 木生火. 立冬水代金 金生水. 至於立秋 以金代火. 金畏於火 故至庚日必伏. 庚者金故也
역기석에 이르기를 "엎드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쇠의 기운이 엎드려 숨는 날이다. 사계절은 묵은 것이 사라지고 대신 새로운 것이 생기게 하니, 다 이로써 서로 상생한다. 입춘에는 나무가 물을 대신하므로 물이 나무가 생기게 한다. 입하에는 불이 나무를 대신하므로 나무가 불이 생기게 한다. 입동에는 물이 쇠를 대신하므로 쇠가 물이 생기게 한다. 입추에 이르러서는 쇠로써 불을 대신한다. 쇠는 불을 두려워 하므로 경일에 이르면 반드시 엎드려야 한다. 경이라는 것이 쇠인 연고여서다"라고 하였다.
- 복(伏), 세시부(歲時部), 예문유취(藝文類聚) 7세기

二年 初伏 以狗御蠱. (진덕공) 2년(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엎드렸고, 개로써 곡식 해충을 막았다.
- 진본기(秦本記), 사기(史記) 기원전 1세기

伏者 隱伏避盛暑也. 蠱者 熱毒惡氣爲傷害人. 故磔狗以御之. 磔 禳也. 狗 陽畜也. 以狗張磔于郭四門 禳却熱毒氣也. 엎드린다는 것은 엎드려 숨어서 무더위를 피하는 것이다. 곡식 해충이라는 것은 열독과 악기로 사람을 상하게 해친다. 그러므로 개를 죽여 찢어서 막았다. 찢음은 물리침이다. 개는 (음양에서) 양에 속하는 가축이다. 성곽의 네 문에서 개를 찢어 베품으로써 열독의 기운을 물리쳤다.
- 장수절(張守節), 사기정의(史記正義) 당시대

60갑자는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라는 10천간과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라는 12지지의 규칙적인 조합이다. 

천간에서 갑병무경임(甲丙戊庚任)은 양한 기운이고, 을정기신계(乙丁己辛癸)는 음한 기운이다. 양한 갑(甲)과 음한 을(乙)은 나무이자 봄을 상징하고, 양한 병(丙)과 음한 정(丁)은 불이자 여름을 상징하고, 양한 경(庚)과 음한 신(申)은 쇠이자 가을을 상징하며, 양한 임(壬)과 음한 계(癸)는 물이자 겨울을 상징한다. 양한 무(戊)와 음한 기(己)는 흙이자 중앙이다.

지지에서 자인진오신술(子寅辰午申戌)은 양한 기운이고, 축묘사미유해(丑卯巳未酉亥)는 음한 기운이다. 인묘진(寅卯辰)월은 나무이자 봄이고, 사오미(巳午未)월은 불이자 여름이며, 신유술(申酉戌)월은 쇠이자 가을이고, 해자축(亥子丑)월은 물이자 겨울이다. 

따라서 쇠인 가을은 자신의 계절이 올 때까지 자신을 녹여 버리는 불인 여름을 숨어서 피하여야 한다. 그래서 낮의 길이가 일년 중 가장 긴 하지에서 세번째로 오는 경일에 처음으로 엎드려 피하면서 불에 취약한 쇠로서 가을인 천간의 경(庚) 대신에 같은 양에 속하는 기운이자 가을을 뜻하는 가축인 개를 희생냥으로 여름인 불의 기운에게 바쳐서 액땜을 하여 무더위에 극성을 부리는 곡식 충해를 입지 않고 무사히 가을에 추수할 수 있기를 바랐다. 

기껏 농사가 잘 되라고 희생냥으로 바친 개를 그냥 버리면 모순이라서 제사후 음식으로 나눠 먹은 것에서 삼복에 개고기를 먹는 관습이 되어 수 천년간 내려 왔다. 서양에서는 단순히 배가 고파서 20세기에도 개를 잡아 고기로 매일 팔았지만, 동북아에서는 오랜 철학적 관념에 의한 의식 행위로써 일년중 복날에만 개고기를 먹었다는 큰 차이가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고대 철학에서 기원한 여러 오랜 관습을 사라지게 했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