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도보통지

무예도보통지 - 권법 2

허구인물 전우치 2023. 1. 8. 19:57

拳法譜

【주】
32세다. 권법 32세는 송 태조의 명으로 만든 삼십이세장권(三十二勢長拳)으로서, 척계광이 자신의 훈련 교범 기효신서에 수록하였다. 문헌상 가장 오랜 한국 고유 무술은 1798년에 이만영이 재물보라는 문헌에 실은 어깨를 미는 탁견(托肩 밀 탁, 어깨 견)이다. 그래서 씨름이라고도 했다. 초창기 탁견인 씨름의 형태가 현재의 일본 스모와 유사했을 것이다. 조선 말에는 탁견이 제자리 또는 짧은 거리 발돋음으로 도약해서 상투를 차는 등의 높이차기를 상위 기술로 평가하는 것으로 아에 형식이 변했었다. 지금의 탁견은 발을 위 아래로 골고루 사용한다.

1. [原]

兩人各以左右手夾腰雙立 初作『探馬勢』 右手打開左肩. 旋作『拗鸞肘勢』 左手打開右肩. 
두 사람이 각각 두 손을 허리에 둔채 짝으로 서서 처음에는 『탐마세』를 하는데,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쳐서 벗긴다. 돌아서 『요란주세』를 하는데,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쳐서 벗긴다.

【주】

탐마세(정찰기병이 말을 타다) 
探馬傳自太祖. 諸勢可降可變 進攻退閃蒻生強. 接短拳之至善. 
탐마를 송의 태조에게서 전하고 있다. 모든 자세를 낮춰서 변하게 하니, 나아가 공격하고, 물러나 피하는데 있어서 약에서 강이 생겨난다. 붙어서 짧게 치는 주먹에  지극히 좋다.
- 척계광(戚繼光), 기효신서(紀效新書), 1560

【주】

요란주세(난새의 팔꿈치를 꺾다) 
拗鸞肘出步顛剁 搬下掌摘打其心. 拿鷹捉兔硬開弓. 手腳必須相應.
요란주는 이마를 벨듯이 손을 들어 걸음을 내딛고, 아래로 옮기고서 손바닥으로 그 심장을 치는 것이다. 토끼를 쥔 매를 잡으려고 굳게 활을 쏘듯이 하는 것이다. 손발이 반드시 서로 맞아야 한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拗: 다른 쪽 팔과 다른 쪽 다리가 함께 나가는 걸음인 요보(拗步)라는 뜻이다. 반대로 같은 쪽 발과 손이 함께 나가면 순보(順步)라고 한다. 

2)鸞: 攔(란, 막다)과 음이 같아 은유한 것으로, 상대의 팔꿈치를 막는다는 말이다.
3)搬(반): 상대의 손을 잡아채거나 쳐서 옮긴다는 뜻이다. 즉 상대의 방어하거나 공격하는 팔의 팔목을 쳐내거나 잡아 당겨서 상대의 몸통을 비게 해서 헛점을 만드는 것이다.
4)요란주세는 왼손을 높이 들고 시작하므로 왼손으로 적의 이마를 내리칠 듯한 자세로 나가 적이 공격하는 팔을 잡아 당기거나 쳐내서 몸통이 비면 오른손 바닥으로 심장을 친다.
5)육합권(六合拳)의 응착호복파(鹰捉虎扑把), 형의권(形意拳)의 용형(龍形)과 비슷하다.

前進作『懸脚虛餌勢』 右足蹴右手 左足蹴左手 右足蹴右手. 卽作『順鸞肘勢』 左一𢌞 左手一打右足. 
앞으로 나가 『현각허이세』를 하는데, 오른발로 오른손을 차고, 왼발로 왼손을 차고, 오른발로 오른손을 찬다. 즉시 『순란주세』를 하는데, 왼쪽으로 한 바퀴 돌아 왼손으로 오른발을 한 번 친다.

【주】

현각허이세(빈 미끼로 다리를 걸다) 
懸脚虛餌彼輕進. 二換腿決不饒輕. 趕上一掌滿天星 誰敢再來比亚.
현각허위는 저 쪽이 가볍게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두 다리를 바꿔 가며 넓적다리로 빠르게 차면 두텁지도, 가볍지도 않다. 위를 쫓아 한 손바닥으로 치니 하늘에 별이 가득하여, 누구도 감히 다시 와서 버금간다고 견주려 하지 않는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순란주(난새의 팔꿈치에 순응하다) 
順鸞肘靠身搬. 打滾快他難遮攔 復外絞刷回拴肚 搭一跌誰敢爭先
순란주는 몸을 맞대고 잡는 것이다. 빠르게 돌려서 치니 타인이 막기 어렵다. 다시 바깥을 옮아 매서 정리하고서 돌려 배를 묶고, 쳐서 한 번에 쓰러뜨리니 감히 누가 먼저인지 다투려고 하겠는가!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걸음을 순보(順步)로 하여 팔꿈치를 수평으로 돌려서 친다.
2)搬: 상대의 손을 잡아채거나 쳐서 옮긴다는 뜻이다. 몸통에 헛점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순란주에서는 왼손으로 상대의 팔을 잡아 옮겨서 틈을 만들어 오른손 팔꿈치로 수평으로 친다.
3)復外絞刷回拴肚: 다시 상대의 팔을 제압하면서 오른손을 굴려 허리를 꽉 안고서 친다는 말이다. 
4)이 세는 당랑권(螳螂拳)의 반주(盤肘)와 팔극권(八極拳) 망사전신(蟒蛇纏身)과 비슷하다. 

仍作『七星拳勢』 左右洗 作『高四平勢』 右手左脚前一刺
그대로 『칠성권세』를 하는데, 좌우를 씻고, 『고사평세』를 하는데, 오른손으로 왼쪽 다리 앞을 한 번 찌른다.

【주】

칠성권(북두칠성은 조화롭다)
七星拳手足相顧 挨步逼上下隄籠. 自有君手快腳如風. 我自有攪衝劈重.
칠성권은 손발이 서로 돌아 보며 달라 붙어서 위 아래를 막고 덮으며 몰아내는 것이다. 저절로 그대는 손이 빠르고, 다리는 바람같아 넉넉하나, 내게는 흔들고, 찌르고, 쪼개는 무거움이 저절로 있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고사평세(높은 자세로 사방을 평평하게 하다)
高四平身法活變, 左右短出入如飛. 逼敵人手足無措. 恁我便腳踢拳捶.
고사평신법은 활발하게 변화하는 것이니, 좌우로 짧게 나가고 들어 오는 것이 나는 것 같다. 적인의 손발을 핍박하여 해칠 수 없게 한다. 이같이 나는 편하게 발로 차고 손으로 때린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四平: 四平은 頂平(정평, 頭正두정), 肩平(견평, 沉肩침견)、槍平(창평, 槍身水平창신수평)、足平(족평, 立足穩固입족온고)이다. 권법에서 4평이란 머리, 어깨, 손, 발이다. 頭正은 머리를 바르게 든다이고, 沉肩은 어깨에서 힘을 뺀다이고, 槍身水平은 손과 몸의 균형을 잡는다이며, 立足穩固는 발을 편안하고 견고하게 하여 선다이다. 여기에 槍尖(창첨), 肩尖(견첨), 足尖(족첨)이라는 三尖(삼첨, 세 가지 날카로움)이 있다. 권법에서 3첨은 어깨, 손, 발이다. 
2)고사평은 높게 서고, 높은 데를 치는 자세다.
3)活變: 고사평이 복잡하지 않은 평이한 자세라서 유연하게 몸을 놀릴 수 있음으로 자세를 바꾸는 것이 쉬워서 변화를 주기에 좋다는 말이다.
 
卽作『倒揷勢』 左右手高擧後顧 𢌞身向後 作『一霎步勢』 右手夾腋
즉시 『도삽세』를 하는데, 두 손을 높이 들어 뒤를 돌아보고, 몸을 뒤로 돌려 『일삽보세』를 하는데, 오른손을 겨드랑이에 둔다.

【주】

도삽세(역으로 처박다)
倒插勢不與招架. 靠腿快討他之贏 背弓進步莫遲停. 打如谷聲相應.
도삽세는 더불어 막지 않는다. 의지하는 넓적다리가 빠르니 타인의 활발한 부위를 친다. 활을 등쪽으로 당긴채 나가는 걸음이니 지체하거나 멈추지 않는다. 계곡과 소리가 서로 응답하듯 쳐야 한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도삽세는 상대가 공격해 올 때 맞서서 막지 않고, 뒤로 물러나며 피하다가 적이 지쳐 움직임이 느려지면 빠른 걸음으로 역습으로 치고 나가서 연속으로 쳐서 쓰러뜨리는 것이다.

【주】

일삽보세(순식간에 걷다)
一霎步隨機應變. 左右腿衝敵連珠 恁伊勢固手風雷 怎當我閃驚巧取.
일삽보는 변화에 응하는 민첩함을 따른다. 왼쪽과 오른쪽 넓적다리로 구슬을 꿰듯이 계속 적을 차며 돌진한다. 그 세가 견고함이 이러하니 손이 바람과 천둥같다. 어찌 나의 번득이는 빠름과 교묘한 얻음을 당할 수 있으리오.
- 척계광, 기효신서

仍作『拗單鞭勢』 跳一步右手打右臋. 仍作『伏虎勢』進坐右𢌞起立又作『懸脚虛餌勢』.
그대로 『요단편세』를 하는데, 한 걸음 뛰어 오른손으로 왼쪽 볼기를 친다. 그대로 『복호세』를 하는데, 나아가 앉아서 오른쪽으로 돌고 나서 서서 다시 『현각허이세』를 한다.

【주】

요단편세(홑채찍을 비틀다)
拗單鞭黃花緊進 披挑腿左右難防. 槍步上拳連劈揭, 沉香勢推倒太山.
요단편은 노란꽃이 쉴새 없이 흩어져 나가듯이 넓적다리를 좌우로 폈다 굽혔다 하여 막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치고 나가며 주먹으로 위를 연이어 쪼개고 벗기니, 침향의 기세로 태산을 밀어 무너뜨리는 것이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복호세(범이 엎드리다)
伏虎勢側身弄腿 但來奏我前撐, 看他立站不穩 後掃一跌分明.
복호세는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여 넓적다리로 농락하는 것이다. 거리낌 없이 와서 내 앞에 나타나 버티면, 타인의 멈춰 선 것이 안정적이지 않은 것을 보아, 뒤이어 쓸어 버리면 한 번에 쓰러질 것이 분명하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掃: 掃腿(소퇴)이다. 전소퇴(前掃腿)와 후소퇴(後掃腿)가 있다. 

仍作『下揷勢』 左一𢌞右手左足一打. 卽作『當頭砲勢』 左手防前 右手遮額
즉시 『하삽세』를 하는데, 왼쪽으로 한 번 돌고, 오른손으로 왼발을 한 번 친다. 즉시 『당두포세』를 하는데, 왼손으로 앞을 막고 오른손으로 이마를 가린다.

【주】

하삽세(아래로 내리 꽂다)
下插勢專降快腿 得進步攪靠無別. 鉤腳鎖臂不容離. 上驚下取一跌
하삽세는 오직 넓적 다리를 빠르게 내려 쓰는 것으로서, 가리지 않고 마구 휘두르고, 부딪히며 나가는 걸음이다. 다리를 걸든지, 팔을 걸든지 간에  멀어질 겨를을 용납하지 않는다. 위를 놀라게 해서 아래를 취하는데, 한 번에 거꾸러뜨린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당두포세(머리에 대포를 이다)
當頭炮勢衝入怕. 進步虎直攛兩拳. 他退閃我又顛踹. 不跌倒他也忙然.
당두포세는 치고 들어가 두렵게 만드는 것이다. 호랑이가 직진하는 걸음으로 나아가 두 주먹으로 곧바로 연달아 친다. 타인이 물러서며 막으면, 나는 다시 발을 굴러 찬다. 걸려 넘어지지 않았더라도 타인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정신을 잃는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虎直: 범이 직진하다. 이 세의 요체이다.
2)흑호투심(黑虎偷心)과 비슷하다.

仍作『旗鼓勢』 左右洗, 又作『中四平勢』 右手左脚後一刺 仍作『倒揷勢』前顧.
그대로 『기고세』를 하는데, 좌우를 씻고, 다시 『중사평세』를 하는데, 오른손으로 왼쪽 다리 뒤를 한 번 찌른다. 그대로 『도삽세』를 하여 앞을 본다.

【주】

기고세(깃발을 세우고 북을 치다)
旗鼓勢左右壓進 近他手橫劈雙行 絞靠跌人人識得 虎抱頭要躲無門
기고세는 좌우를 누르며 나간다. 손으로 가르고 쪼개기를 두 손으로 하여 타인에게 다가가, 옭아매 사람을 쓰러뜨리니 사람이 알면서도 당한다. 범이 머리를 감싸며 급히 피하려고 해도 문이 없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手橫劈雙行: 한 손은 가로로, 다른 한 손은 쪼갠다는 것으로, 수평으로 휘둘러 치고, 수직으로 내려 친다는 것이다.



【주】

중사평세(중간 높이로 서서 사방을 평평하게 하다)
中四平勢實推固 硬攻進快腿難來. 雙手逼他單手 短打以熟為乖.
중사평세는 튼튼함으로 견고하게 밀어 강한 공격으로 나아가서, 빠른 넓적다리로도 오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두 손으로 타인의 한 손을 핍박하며, 짧게 쳐서 익숙한 것을 어그러지게 하는 것이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勢實推固: 무림요약(武備要略) 장권법(長拳法)에 上下相顧(위 아래가 서로 돌본다)라고 하였다. 무림요약은 정자(程子)가 1628~1644년 사이에 발간한 무술서이다. (中四平上下相顧 硬攻進快腿難施 雙手逼住他單手 短拳祇以熟為奇)

𢌞身 作『倒騎龍勢』 左右手開長 作『拗單鞭勢』 一字前坐起立 作『懸脚虛餌勢』 仍作『下揷勢』 又作『旗鼓勢』, 『高四平勢』, 『倒揷勢』, 卽作『一霎步勢』, 『拗單鞭勢』.
몸을 돌려 『도기룡세』를 하는데, 두 손을 길게 열고, 『요단편세』를 하여 일자 앞에 앉았다가 일어 서서 『현각허이세』를 하고, 그대로 『하삽세』를 하고, 다시 『기고세』를 하고, 『고사평세』를 하고, 도삽세하고, 즉시 『일삽보세』를 하고, 『요단편세』를 한다.

【주】

도기룡세(용을 거꾸로 타다)
倒騎龍詐輸佯走 誘追入遂我回衝. 恁伊力猛硬來攻 怎當我連珠砲動.
도기룡은 속여서 지는 척하여 거짓으로 달아나 유혹에 빠져 들어 오면 드디어 나는 돌아서서 찌르는 것이다. 그토록 그대가 힘으로 매섭고 굳세게 공격하여 오더라도, 나의 연주포가 움직이니 어찌 당해 내겠는가?
- 척계광, 기효신서

仍作埋伏勢一子進坐 起立昨懸脚虛餌勢仍作下揷勢, 當頭砲勢, 又作旗鼓勢, 高四平勢, 倒揷勢 즉작一霎步勢, 拗單鞭勢.
그대로 『매복세』를 하는데, 일자로 나아가 앉고, 일어서 『현각허이세』를 하고, 그대로 『하삽세』와 『당두포를 하고, 또 『기고세』와 『고사평세』와 『도삽세』를 하고 즉시 『일삽보세』와 『요단편세』를 한다.

【주】

매복세(엎드려 숨다)
埋伏勢窩弓待虎 犯圈套寸步難移 就機連發幾腿 他受打必定昏危.
매복세는 와궁(窩弓)을 들고 범을 기다리는 것이다. 올무를 만났으니 마디 걸음마저 어렵게 옮긴다. 기회를 좇아 연발로 수 차례 발차기를 하니, 얻어 맞은 타인은 반드시 혼미해져 위태롭다.

卽作『五花纏身勢』 右手右脚右𢌞.
즉시 『오화전신세』를 하는데, 오른손과 오른쪽 다리로 오른쪽으로 돈다.

【주】

오화전신세(다섯 가지 꽃으로 몸을 휘감다.)

 

[주]

근원을 알 수 없다.  그림에서 보듯이 뒤로 제쳤던 오른손을 주먹을 쥐면서 휘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두 팔을 두 주멱 불끈 지고서 360도 회전하면서 몇 걸음 앞으로 계속 가는지, 한 번만 도는지를 알 수 없다. 


兩人對立作『雁翅側身勢』, 『跨虎勢』 兩手開闔 左右相尋
두 사람이 마주 서서 『안시측신세』와 『과호세』를 하는데, 두 손을 열고 닫고 하면서  좌우로 서로 찬다.

【주】

안시측신세(기러기가 날개를 펴고 몸을 기울이다)
鷹翅側身挨進. 快腿走不留停 追上穿莊一腿 要加剪劈推紅.
안시측신세는 밀치고 나가는 것이다. 빠르게 넓적다리로 쉬지 않고 달려 추격하여 먼저 배를 한 발에 꿰뚫어 버린다.  합치고 더해서 자르고, 쪼개고, 밀치는 것이 여무져야 한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追上穿莊一腿: 기효신서 권법첩요편에 追上穿肚一腿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배를 찬다이다.
2)몸을 측면으로 틀어서 두 손을 좌우로 살짝 펼친채  상대의 틈을 노리며 살살 움직이다가 기회가 생기면 지체없이 뛰어 들어 발차기로 들어가 명치깨를 강하게 차는 것이다.

【주】

과호세(호랑이를 타고 넘다)
跨虎勢那移發腳 要腿去不使他知 左右跟掃一連施 失手剪刀分易.
과호세는 옮겨 다니다 다리를 낸다이다. 다리가 가는 것을 타인으로 하여금 알 수 없게 해야 한다. 좌우 발꿈치를 한 번에 연달아 흩뿌려서 쓸어 버린다. 실수하면 가위를 나누어 바꾼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那: 挪(나, 옮기다)의 은유이다. 
2)掃: 掃腿(소퇴)이다. 전소퇴(前掃腿)와 후소퇴(後掃腿)가 있다. 

甲作『懸脚虛餌勢』 左踢右踢驅逐前進, 乙作『㐀劉勢』 左右手遮退, 作『雁翅側身勢』, 『跨虎勢』 相𢌞立. 乙卽作『懸脚虛餌勢』前進. 甲又作『丘劉勢』退, 兩人卽作『雁翅側身勢』, 『跨虎勢』 相𢌞立.
갑은 『현각허이세』를 하여 왼쪽을 차고, 오른쪽을 차면서 몰아 쫓아 앞으로 나가고, 을은 『구유세』를 하는데, 두 손으로 막으면서 물러난다. 『안시측신세와 『과호세』를 하여 서로 돌고 나서 선다. 을은 즉시 『현각허이세』를 하여 앞으로 나가고, 갑은 『구유세』를 하여 물러 난다. 두 사람은 즉시 『안시측신세』와 『과호세』를 하여 서로 돌고 나서 선다.

【주】

구유세(언덕에서 도끼로 쪼개다)
丘劉左搬右掌劈, 來腳入步連心. 挪更拳法探馬均, 打人一著命盡.
구유는 왼손으로 옮기게 하여 오른손 손바닥으로 쪼개고, 다리로 심장부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어서 탐마세 권법으로 고르게 하면 유용하니, 사람을 치면 한 번에 명이 끝난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搬: 적의 공격하거나 방어하는 손을 잡아채거나 쳐서 옮겨 상대의 몸통을 비게 만들어서 다른 손으로 치는 것이다. 
2) 왼손으로 적의 상체를 방어하는 팔을 흐뜨리고 바로 오른손 손바닥으로 가슴 또는 명치를 치는데 성공하면 바로 탐마세로 다리를 바꾸고 짧은 주먹으로 빠르게 연속으로 친다.

甲進作『伏虎勢』, 乙作『擒拿勢』跳越.作『伏虎勢』. 甲又作『擒拿勢』跳越.
갑이 나아가면서 『복호세』를 하면, 을은 『금나세』를 하는데, 뛰어 넘고, 을이 『복호세』를 한다. 갑도 또한 『금나세』를 하는데, 뛰어 넘는다.

【주】

금나세(사로잡다)
擒拿勢封腳套子. 左右壓一如四平, 直來拳逢我投活. 恁快腿拳不得通融.
금나세는 덮개로 다리를 봉쇄하는 것이다. 좌우 누르기를 사방을 평평하게 하듯이 하여, 곧바로 들어 오는 주먹을 만나면 나는 떨쳐내서 산다. 이처럼 재빨리 넓적다리와 주먹을 막아서 서로 통하여 조화를 이루지 못 하게 해서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1) 套子: 권법에서는 손바닥을 뜻한다.

2) 주먹이 들어 오면 손바닥으로 손목을 치거나 잡아 당겨서 흩뜨리고, 발이 들어 오면 발목을 잡고 당기거나, 강하게 쳐서 흩뜨린다. 손바닥 단련이 필요하다.

 

兩人卽作『抛架勢 左右手打右足背. 又作『拈肘勢』.
두 사람은 즉시 『포가세』를 하는데, 왼손으로 오른발 등을 친다. 다시 『염주세』를 한다.

【주】

포가세(시렁을 던지다)
抛架子槍步披掛, 補上腿那怕他識! 右橫左採快如飛 架一掌不知天地.
포가자는 치고 나가는 걸음으로 헤쳐서 걸치는 것이니, 넓적다리 보태는 것을 어찌 타인이 안다고 두려워 하겠는가! 오른쪽을 가로지르고 왼쪽을 잡아 채니 빠르기가 나는 것 같다. 포가자 한 손바닥에 천지를 분간하지 못 한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염주세(팔꿈치를 집어 들다)
拈肘勢防他弄腿. 我截短須認高低. 劈打推壓要皆依 切勿手腳忙急.
염주세는 타인이 넓적다리를 들지 못 하게 막는 것이다. 나는 모름지기 높고 낮음을 알아채 짧게 끊는다. 가르고, 치고, 밀고, 누르는 것이 필요하므로 두루 의지한다. 결코 손과 다리를 조급하게 움직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 척계광, 기효신서

 

[주]

오른손은 내 뻗은 왼팔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왼팔 아래로 오른손을 뻗어 겨드랑이와 명치를 보호하는 것이다.

 

甲以右手攫乙左肩, 乙以右手從甲右腋下绞過甲項攫甲左肩 各利背後勾左手甲負乙橫擧倒擲之. 乙作纺車旋霎然下地立 乙又負甲如前法畢
갑이 오른손으로 을의 왼쪽 어깨를 움키면, 을은 오른손으로 갑의 겨드랑이 아래로 지나서 갑의 목을 꼬아 왼쪽 어깨를 움킨다. 각각 등 뒤를 이용하여 왼손을 걸어 갑이 을을 빗겨 들어 거꾸로 던지면, 을은 물레 돌듯하여 살며서 땅으로 내려 서고, 을 또한 갑을 업고 앞서의 방법으로 하고 나서 마친다.

[增]

 

나찰의(게으름뱅이가 옷을 입다)
懶扎衣出門架子 變下勢霎步單鞭. 對敵若無膽向先 空自眼明手便. 
나찰의는 거들먹거리며 문을 나서 하세인 삽보와 단편으로 바꾸는 것이다. 적을 상대하는데 만약 담력이 없이 먼저 향하면 눈이 밝은 것에서 손놀림이 좋은 것까지 공허할 뿐이다.

 

【주】
1)懶扎衣: 게으름뱅이가 허리춤도 제대로 묶지 않아서 내려가는 바지를 손으로 잡고 있다는 것으로, 허술한 자세로 상대로 하여금 비웃게 해서 얕보고서 방심한채 공격해 들어 오도록 유도하여 역공하는 것을 말한다.

2)變下勢霎步單鞭: 상대가 공격해 들어 오면 한 다리를 뒤로 빼 체중을 실어 주저 앉아( 下勢) 피하면서 뒤로 높게 들고 있던 주먹을 아래로 회전하여 위로 휘두르며 일어서면서 반격하는 것이다. 

3)對敵若無膽向先 空自眼明手便: 적의 공격을 기다리는 도중에 담력을 잃고서 불안하여 성급하게 먼저 공격에 나서면 나찰의세의 장점을 잃는다는 것이다.

 

 

금계독립(누런 닭이 한 발로 서다)
金雞獨立顚起裝腿 橫拳相兼 搶背臥牛, 雙倒遭著. 呌苦連天.
금계독립은 웅크리다 일어나 다리를 넣고, 서로 동시에 가로로 주먹으로 치는 것이다. 등을 빼앗아 소를 눕히니, 두 번이나 쓰러져 당한 것이 분명하다. 고통스러운 부르짖음이 연달아 하늘에 이른다.

 

[주]

학다리 자세로서, 다리를 들어 허벅지나 정강이로 낭심을 보호하는 자세이다. 이 자세로 상대에게 뛰어 들어 주먹으로 마구 친다는 것이다. 상대에게 뛰어 들어가는 순간 이 자세로 바꾸어 빠르게 뛰어 들면 상대의 뒤돌려 차기 동작을 무너뜨려서 균형을 잃고 쓰러지게 할 수 있다.

 

정란사평(우물 난간은 사방이 평평하다)
井欄四平直進. 剪臁踢膝當頭. 滾穿劈靠抹一鈎. 鐵樣將軍也走. 
정란사평은 직진하는 것이다. 머리를 막으면 종아리(정강이)를 차고, 무릎을 찬다. 휘두르고, 뚫고, 쪼개고, 부딪쳐 없애서 한 번에 낚으니, 무쇠 장군도 도망친다.

【주】 
1)井欄四平: 사평세의 자세로 양손 팔꿈치를 좌우로 움직이는 형상을 우물 난간에 비유한 것이다. 
2) 몸에서 멀리 있는 손은 적이 방어하는 손을 치거나, 잡아 채서 방어를 무너뜨리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공격해 오는 손발을 쳐내거나 잡아채서 무산시키고 공격의 기회를 만든다.

 

귀축각(귀신이 다리를 차다)
鬼蹴腳槍人先著. 補前掃轉上紅拳. 背弓顛披揭起. 穿心肘靠妙難傳.
귀축각은 사람을 쳐서 먼저 기선을 잡는 것이다. 쓸며 돌아서 위를 여무지게 주먹으로 친다. 등을 활처럼 굽혔다가 뛰어 쪼개고, 쳐들며 몸을 일으킨다. 명치를 꿰뚫으며 부딪히는 묘리가 어렵게 전한다.

【주】
1)鬼蹴腳: 중간 높이의 박퇴(仆腿) 자세로 시작한다.
2)掃: 그림에 소당퇴(掃蹚腿)이다. 
3)披揭: 주먹으로 아래를 쪼개고, 위를 올려 치는 것이다.
4)穿心肘: 정심부(釘心肘)와 같은 뜻이다. 심장을 강하게 친다.

 

지당세(사타구니를 가르키다)
指當勢是箇丁法. 他難進我好向前 踢膝滾躦上面. 急回步顛短紅拳.
지당세는 무릇 丁자법이다. 타인을 전진하기 어렵게 하면서 나는 좋게 앞으로 향하니, 무릎을 차고, 솟구쳐서 위를 친다. 급히 돌아서 거꾸로 짧게 여무지게 주먹으로 친다.

【주】
1)當: 當은 襠(사타구니)을 은유한 것이다. 
2)丁法: 뒷 발바닥을 수평으로,  앞 발바닥을 수직으로 해서 丁자 모양으로 딛고 서는 자세이다.
3)검지의 두번째 마디가 튀어 나오게 주먹을 쥔다.
4)오른발에 체중을 실고, 오른손으로 적의 사타구니를 친다. 상대는 맞지 않으려고 뒤로 물러서고, 그러면 바로 따라 들어 간다.

 

수두세(짐승이 머리를 들이밀다)
獸頭勢如牌挨進. 恁快腳遇我慌忙. 低驚高取他難防. 接短披紅衝上.
수두세는 방패처럼 하고 나아가 접근하는 것이다. 그 빠른 다리도 나를 만나면 당황하고 허둥거린다. 낮은 데를 놀라게 해서 높은 데를 취하니, 타인이 막기에 어렵다. 맞대고 짧게 쳐서 쪼개니, 여무지게 연이어 위를 친다.

【주】
1)獸頭勢: 虎抱頭勢(호포두, 범이 머리를 감싸다)이다.
2)牌挨進: 패(牌)는 범 얼굴이다. 범이 머리를 내밀고 먹잇감에게 다가가는 모습이다. 오른손 팔꿈치를 앞으로 내세워 가슴과 얼굴을 지키고, 뒤로 뻗어 두었던 왼쪽 주먹으로 위로 그어 친다. 
3)低驚高取: 갑자기 낮게 적의 종아리(또는 정강이)를 차서 다리의 움직임을 둔화 시키고서 위(얼굴)를 친다는 것이다.

 

신권(귀신이 부리는 주먹)
神拳當面插下. 進步火焰攢心 遇巧就拿就跌 舉手不得留情
신권은 바짝 붙어서 주먹을 아래로 내리 꽂는 것이다. 걸어 나가 화염으로 심장을 도려낸다. 기회를 얻으면 교묘하고 능숙하게 잡아서도 거꾸러뜨린다. 손을 쓰면 적은 용서 받지 못 한다.

【주】
神拳: 팔꿈치로 빠르게 연속으로 내리 찍는 것이다. 

 

일조편(줄 하나로 채찍질 하다)
一條鞭橫直披砍. 兩進腿當面傷人. 不怕他力粗膽大. 我巧好打通神.
일조편은 가로와 세로로, 쪼개고, 베는 것이다. 두 다리가 나아가는 다리이니 면전에서 사람이 상한다. 타인의 힘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씩씩하고 담력이 크다. 나는 정교하고 신묘한 수법으로 친다. 

【주】
단편세(單鞭勢)와 유사하다. 한 손은 가로로 베고, 다른 손은 세로로 벤다.

 

작지룡(참새가 지렁이를 잡다)
雀地龍下盤腿法. 前揭起後進紅拳. 他退我雖顛補. 衝來短當休延.
작지룡은 밑에서 넓적다리를 받치는 법이다. 먼저 높이 쳐들고 일어난 뒤에  여무지게 주먹질 하면서 나아간다. 타인은 물러나고, 나는 밀고 차서 보탠다. 쉬거나 지체하지 말고 짧게 붙어 쳐야 한다.

【주】
1)下盤: 다리를 낮추어 낮게 앉아서(下勢)  몸을 받치는 것을 말한다. 
2) 前揭起: 뒤로 높이 쳐들고 있던 오른주먹을 아래를 거쳐 위로 크게 적을 향해 휘두르면서 일어서는 것이다.

 

조양수(손이 하늘을 향하다)
朝陽手偏身防腿. 無縫鎖逼退豪英. 倒陣勢彈他一腳. 好教他師也喪身.
조양수는 몸을 옆으로 기울여  넓적다리를 막는 것이다. 틈 없이 가두어 핍박하면 호걸 영웅이라도 물러난다. 진을 무너뜨리는 형세로 타인의 다리 하나를 찬다. 좋은 무술 사범일지라도 목숨을 잃는다.

【주】
1)偏身防腿: 몸을 비스듬하게 틀어 서서 상대의 발을 막는다. 옆걸음질로 발길질을 피하면서 오른손으로 가슴을 보호하고, 반격하여 왼손으로 얼굴이나 턱을 친다.
2)彈: 彈腿이고, 平踢이라고도 한다.
3)好教他師也喪身: 모원의는 무비지에서 朝陽手偏身防腿 無縫鎖逼退豪英 倒陣勢彈他一腳 好教師也喪聲名이라고 하였다. 

이상 송 태조가 명하여 만든 삼십이세장권(三十二勢長拳)이다. 중국 무술은 아무 것도 아닌 동작에 쓸데 없는 철학을 담고, 지나친 상상력으로 허풍에서 시작해서 허풍으로 끝난다. 내가 권법은 노인을 위한 느릿한 건강 체조이고, 외가 권법은 곡예단이 펼치는 화려한 기예에 불과하다.  다만 살상력을 위해서 팔꿈치 타격을 강조하는 부분은 유일하게 실용적인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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